2026 Solo exhibition
빈느 개인전 《사이에 In between》
2026. 05. 26 - 31
평일 13:00 - 18:00
주말 11:00 - 18:00
공간아래
서울 종로구 혜화로9길 39
나에게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인간으로서의 내재된 불안을 의식의 바깥으로 밀어내는 일이다. 온전히 그림과 나만이 있는 이 고립의 시간은 일렁이는 물결을 가만히 응시하는 순간과 닮아있다. 물의 표면을 응시하고 있 자면 실제 풍경의 이미지는 점차 사라지고, 끊임없이 변화하는 물결, 습도, 온도, 빛과 같은 감각의 풍경만이 의식을 채운다.
이러한 평화의 경험은 물이라는 매개를 통해 나의 회화로 이어진다. 나의 회화에서 겹쳐지는 붓질의 행위는 형 상을 재현하기 보다는 자연의 리듬을 감각하고 드러내는 과정이다.
‘유화’라는 재료가 가진 고유한 물성은 이러한 감각을 더욱 깊게 만든다. 유화 특유의 뭉근하고 섬세한 마티에르는 화면 위에 천천히 축적되며 하나의 ‘시간의 지층’을 형성한다. 한 겹의 색이 마르기 전 또 다른 색이 스며 들고, 다시 그 위로 새로운 층이 더해지면서 화면은 점차 깊이를 얻는다. 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색은 단순한 표면을 넘어, 마치 스스로 호흡하는 하나의 유기적인 풍경처럼 존재하기 시작한다. 나는 작업을 통해 이러한 불확실하고 부드러운 경계 속에서 회화만이 생성할 수 있는 정서적 파동을 포착하고자 한다. 나의 회화를 통해 그 작은 리듬과 파동이 보는 이의 마음에도 잔잔히 스며들기를 바란다.